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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오세아니아/일본

오가 도깨비 오는 날 '나마하게 축제'


12월 31일 아키타, 오가지역은 특별한 손님이 오는 날이다. 그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손님들은 산에서 내려 왔다. 얼굴에 도깨비 탈을 쓴 채로. “나쁜애 없느냐?” 도깨비, 나마하게는 버릇없고, 게으른 아이를 찾아다닌다. 기차역도 아수라장이 됐다. NHK촬영팀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울려놓고 전국에 중계를 한다. “왜 아이들을 울리는가 물었다. “앞으로 나쁜 짓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나쁜 짓을 할 때 나마하게가 온다고 하면 말을 듣는다.” 아이들은 자신을 지켜달라고 부모들에게 매달린다. 나마하게가 준 선물, ‘가족의 재발견’이다. 나마하게 축제를 주관한 시청에서는 한 해의 마지막 선물도 준비했다. 복을 준다는 떡, 모찌인데. 경쟁이 너무나 뜨겁다. 정말 유쾌한 한 해의 마무리 같다.



나마하게축제는 원래 저녁 행사다. 볏짚으로 옷을 만들고 얼굴에는 도깨비 탈을 쓴다. 이 지역 사람들은 나마하게를 1년에 한 번씩 산에서 내려오는 신으로 여긴다. 나마하게의 자격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총각들에게만 주어진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어둠이 찾아오면, 괴성을 지르는 나마하게가 골목길에 나타난다. 큰 소리를 내고 발을 구르는 것은 그 집에 붙은 악령을 물리치는 것이다. 어른들에게 나마하게는 큰 손님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에게는 큰 공포다. 사람이 죽었거나, 흉사가 있으면 나마하게는 그 집을 가지 않는다. 그래서 나마하게의 방문은 축복이기도 하다. “이거 ‘아키타코마치’ 벼로 빚은 술인가?” “맞다.” “좋은 술이다. 비싼 술 같은데.” “공부 열심히 해” “예” “산에서 지켜보고 있을거야. 부모님 말씀 잘 들어야 해.”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느냐? 부모님 말씀 잘 들었느냐?고” 나마하게는 아이들에게 따져 묻는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가족의 재발견’현장이다. “내년에도 와 줘요.” 나마하게는 한 가정에 풍년과 행복을 기원해주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르침을 주려고 집집마다 다닌다. “며칠 뒤에 나마하게 온다고 하면. 예전에는 6개월은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6개월은커녕 이제 2,3일만 지나면 효과없을 것이다. 말 잘 들을거야?” “들을거야.” “안그럼 나마하게 온다. 들을거야?” “들을거야.” “아, 무서워라.” “꼭 들을거야.” “위험한 데 놀러 갈거야?” “안 가.”



나마하게 탈의 모양은 각 마을마다 달라 70개가 넘는다. 모두들 자부심이 대단해서 하나의 탈만 촬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동해를 통해서 들어왔을 외래인일 수도 있고 야마부시라는 산에서 수행하는 사람의 무서운 형상에서 왔다는 설도 있고 한 무제가 다섯 마리의 도깨비를 데리고 건너왔다는 얘기도 있다.“ 나마하게가 바다를 건너온 시기는 ‘아주 오래전’의 일이라는 기록만 있을 뿐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