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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탈리아

이탈리아 베니스 가면축제

http://www.carnevale.venezia.it/en/


베네치아 카니발(이탈리아어: Carnevale di Venezia)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축제로, 재의 수요일 전 10일 동안 열린다. 보통 1월 말에서 2월 사이에 열리는데, 사람들은 가면을 쓴다. 다른 축제처럼 딱히 개최 장소가 있는 것은 아니며 베네치아 도시 곳곳에서 퍼레이드와 공연을 한다. 1268년 처음 시작되었으며, 사순절의 2주 전부터 열린다. 카니발 기간에는 민속놀이, 황소 사냥, 곡예사의 가장 무도회가 진행되며 이를 보러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수십만 명의 관광객들과 형형색색의 고깔모자와 가면들로 도시의 좁은 골목마다 가득 찬다.


베네치아 카니발의 가장 오래된 의식은 사순절 전 목요일에 행해졌다. 이날은 일종의 전쟁을 위한 공물인 황소 1마리와 12마리의 돼지가 아퀼레이아 총대주교에 의해 준비되었고 잔인한 의식이 끝난 뒤 대중 앞에서 그 동물들을 죽였다. 이 의식은 12세기에 있었던 베네치아공화국과 아퀼레이아 총대주교 관할국의 대결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고관들 앞에서 행해졌으며 칙명에 의해 1525년 중단되었고 황소 한 마리의 목을 자르는 단순한 행사로 바뀌었다.


카니발 기간 동안에는 아퀼레이아에게 승리한 날을 기념하는 경축 행사 등 많은 행사와 말을 이용한 스포츠, 공중곡예, 민속전시회가 벌어지는데, 이것들은 숙련된 광대와 '콤파니 델라 칼자'라는 단체에 의해 진행된다. 이들은 여러 개의 축제행사를 계획하고 공연하는 활동을 하며, 각 '콤파니아'는 귀족 혈통의 회원 20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베네치아 카니발은 이탈리아 최대 축제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축제에 속한다. 이 기간 동안 시 당국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한다. 그중 산마르코 광장에서 펼쳐지는 가면과 의상대회에서는 베네치아의 옛날 가면과 의상, 현재의 가면과 의상이 출품되어 현재와 과거가 만나는 장을 이룬다.



가면 축제가 시작됐다. 고요하기까지 했던 산마르코 광장은 하룻밤 만에 수 천 명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 저마다 쓰고나온 가면들. 산마르코 광장은 가면을 쓰는 즐거움과 가면을 쓴 사람을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아예 본격적으로 복장을 차린 사람들은 금세 카메라를 든 구경꾼들에게 휩싸였다. 이들은 이렇게 구경거리가 된 것을 즐기고 있었다.“우리는 매년 새로운 의상을 가지고 여기에 옵니다. 내 말 알아듣겠어요? 잘 들려요? 이 복장은 제 스타일이에요. 해마다 다른 색깔을 써요. 이건 작년 의상이고요. 10년간 해마다 의상을 새롭게 했어요.“  가면 축제는 갖가지 아이디어의 경연장이다. 저마다의 개성을 살린 가면과 복장. 그 속에 살고 있는 자신들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들이다.



축제의 초반, 평화를 상징하는 행사가 시작됐다.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 종탑에서는 천사가 하강하는 모습을 재연한다. 어릿광대가 베네치아의 도제를 기쁘게 하기 위해, 종탑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묘기에서부터 시작한 천사의 비행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줄을 타고 내려오는  천사는 가면축제에서 공연하는 오페라의 프리마돈나라고 한다. 축제를 위해 가면과 복장을 준비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행진하는 가면퍼레이드. 광대에서 시작해 기사들과 서민, 귀족들이 행진하는 가면퍼레이드는 가면 축제가 처음 시작된   중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다. 이 퍼레이드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과거로의 여행을 경험한다. 베네치아의 가면 축제는 16세기엔 무려 6개월 동안 열렸었다. 그 기간 동안 베네치아에는 남녀의 구별이 없었을 뿐 아니라, 계급의 차이 빈부의 차이도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기간이 긴만큼 부작용도 있었다. 멸망한 베네치아틀 통치하던 오스트리아는 가면축제를  제한했고, 결국 한 때 사라지기도 했다. 지금의 가면축제가 부활한 것은 1979년, 베네치아 시민들의 노력에 의해서다. 시민의 힘으로 되살리고 이끌어가는 축제. 그래서 가면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은 이방인일지라도 구경꾼으로   머물지 않는다. 때로는 가면을 쓰고 때로는 시민과 함께 왈츠를 추면서 바다의 도시 베네치아의 낭만을 날이 밝을 때까지 즐기는 것이다. 



베네치아의 가면은 먼저 틀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평범한 얼굴 모양의 틀에서부터   신화 속 인물이나 동물의 얼굴까지, 다양한 얼굴의 가면 틀은 흙을 빚어 만든다. 이렇게 만든   틀에 양털이 섞인 질긴 종이를 발라 만드는 베네치아의 가면은 사실 모양보다는 그 장식에 공예가의 예술이 담긴다. “이것은 페스트 의사라는 가면입니다. 연극용 가면이 아니고, 실제로 베네치아에 페스트가 돌았을 때 의사들이 사용한 거죠. 원래는 프랑스 가면인데 향신료를 채웠습니다. 질병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이건 카사노바 가면이에요. 사실 카사노바만의 가면은 아니고, 카사노바도 썼던 가면이죠. 진짜 이름은 ‘바우타’입니다.“ 베네치아 가면의 유래는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축제 기간에 귀족 흉내를 내면서 그들에  대한 불만을 달래던 서민들의 놀이가 나중에는 귀족들의 오락으로까지 번져갔다. 가면은 이들에게 평상시에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감행하게 하는 용기를 주었다. “베네치아의 가면들은 신분을 숨기기 위해 일 년 내내 사용됐습니다. 애인을 만나러 갈 때, 도박장에 갈 때, 다른 여성을 만나러 갈 때도 썼죠.“